들어가며
스무 살,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교에 첫발을 내디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스물셋의 아침이 밝아버렸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그동안 참 바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작년에 밴드 동아리 회장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며 이보다 더 바쁠 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밥 먹고 숨만 쉬며 코딩에 몰두했던 날들이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느낀 즐거움이 훨씬 더 컸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행복했거든요.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코딩할 때만큼은 별로 피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글을 통해 바쁘고도 뜻깊었던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를 다짐하고자 합니다. 매번 딱딱하게 정리 글만 작성했던 것과 달리,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로, 저 자신과도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
첫 프로젝트, 맘찬픽
자바와 스프링을 어느 정도 공부한 뒤, 지인의 권유로 맘찬픽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참여하는 실제 프로젝트였기에 설렘과 걱정이 공존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본적인 CRUD 구현, Swagger를 활용한 API 명세 문서화, GitHub 사용법, 그리고 코드 리뷰의 중요성 등 개발자로서 반드시 익혀야 할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드 리뷰 과정은 단순히 코드를 점검하는 걸 넘어, 더 나은 설계를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아요. 또한, OAuth의 state를 활용한 실험과 S3 Bucket 롤백 문제, DB 쿼리 비용에 대해 고민하며 새로운 경험도 쌓았습니다.
그리고 함께했던 백엔드 개발자분 덕분에 개발자로서 새로운 인사이트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토론했던 순간순간이 정말 즐거웠어요. 감자를 데리고 가르쳐 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죠... 😅
제 인생 첫 백엔드 프로젝트, 맘찬픽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첫걸음을 좋은 팀과 함께 내디딜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백엔드 홀로서기, 플로팅
ICT 콤플렉스에서 주최한 피우다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팀을 꾸려 도전했고, 백엔드 포지션을 혼자 맡게 되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본선에는 진출했지만 아쉽게도 입상하지는 못했습니다. 🤣 학기 중이라 여러 프로젝트가 겹쳐 다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던 터라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고, 저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얻은 배움에 더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처음으로 CORS 문제를 마주하며 정말 골치 아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흔히들 백엔드 주니어 개발자가 한 번쯤 울면서 거친다는 CORS... 쉴 새 없이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전 맘찬픽 프로젝트는 React Native로 개발해 CORS 설정이 필요 없었지만, 이번에는 웹뷰를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CORS 설정을 시도했는데, 예상보다 더 지독한 친구였습니다. 그 외에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Builder 패턴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 동적-정적 경로 엔드포인트에 대한 이해, Cascade 옵션에 대한 이해, 단일 필드 DTO 주의 사항, 그리고 Log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를 통해 커스텀 에러 코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이후 프로젝트에 이를 적용해보고자 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백엔드 포지션을 혼자 맡다 보니 마치 API를 찍어내는 기계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약 50개 정도의 엔드포인트를 구현하면서 JSON과 한층 더 친해진 것 같네요... 함께했던 팀원들과의 시간도 참 즐거웠습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배움 덕분에 제 백엔드 개발 홀로서기는 분명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간절했던, 우아한테크코스 최종 합격
우아한테크코스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와 함께 투탑의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큰 기대 없이 도전했어요. 우아한테크코스 프리코스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며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블로그를 작성하며 끊임없이 노력했고, 과정 내내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종 합격이라는 큰 연말 선물을 받았습니다. 추운 저녁, 버스를 환승하며 3시간 지연된 최종 합격 메일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표현하기 어렵네요. 2025년이 너무나 기대되고, 앞으로 만날 좋은 인연들을 떠올리며 하루하루가 행복한 요즘입니다.
정말 영혼을 갈아 진심을 다해 작성했던 기록들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주차 기록: [우아한테크코스] 프리코스 1주차 기록
- 2주차 기록: [우아한테크코스] 프리코스 2주차 기록
- 3주차 기록: [우아한테크코스] 프리코스 3주차 기록
- 4주차 기록: [우아한테크코스] 프리코스 4주차 기록
- 1차 합격, 최종 코딩 테스트 기록: [우아한테크코스] 1차 합격, 최종 코딩 테스트 기록
- 최종 합격 기록: [우아한테크코스] 최종 합격 기록
새로운 도전, 스마일게이트 Dev Camp 합격
건너 건너 지인의 추천으로 우연히 지원하게 된 스마일게이트 Dev Camp! 사실 처음엔 "내가 될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막상 건물에 도착하니 정말 간절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면접 때는 최선을 다해 임했던 것 같아요.
대기업은 면접비를 주시더라고요..! 처음으로 프로그래밍 관련해서 번 돈이라 그런지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판교에 위치한 스마일게이트 건물! 스마일게이트는 여러 건물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건 첫 오리엔테이션 때 봤던 건물인데, 출근길에 너무 예뻐서 남겼습니다.
웰컴 키트를 주셨어요! 그리고 캠프 담당 인재 영입팁 과장님께서 정말 열정적이셨습니다. 오티 때부터 15명 이름을 모두 외우고 계시더라고요. 그 모습에 저도 덩달아 열정이 불타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랐던 점 하나! 식당이 진짜 뷔페였습니다. 거기다 구내 카페, 어린이집, 헬스장, 스크린 골프장, 도서관까지... 대기업은 역시 복지가 정말 남달랐어요. 특히 어린이집과 유모차 파킹 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시작이 설레고, 스마일게이트 Dev Camp에서의 시간이 기대됩니다! 😊
그리고, 실패
성공만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가장 가고 싶었던 우아한테크코스와 스마일게이트 Dev Camp에는 합격했지만, 불합격했던 곳들도 많았습니다.
이번 하반기에 여러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진실되고 열정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특히, 각 기관이나 프로그램의 인재상을 확실히 분석하고, 그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절실히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떨어진 이유는 아마도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주니어 개발자로서 경험이 부족했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소개서에 녹여낼 임팩트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불합격은 아쉬웠지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지금까지의 개발 여정을 회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정말 정신없이 바쁜 날들의 연속이었어요. 10월과 11월은 진짜 죽음이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른 채 눈앞의 일들만 처리하다 보니, 어느새 첫눈이 내리고 있더라고요.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야, 그동안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 한소래 사람들, 시대생 사람들, 동기들, 그리고 가족들, 특히 엄마까지. 너무 바쁘게 달려오느라 마음의 여유도 없이 조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조심스럽게 다시 다가가 보니, 그들은 여전히 따뜻한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더라고요. 그 순간 알게 됐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나를 기다려주고 있고, 그들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정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하는 일과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무의미했는지를 깨닫게 되었거든요.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 챙기기도 바빠 죽겠는데,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이 생각이 이제는 좌우명처럼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
지금은 엑셀을 밟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아한테크코스와 스마일게이트 Dev Camp라는 소중한 기회들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라고 느껴요.
2025년 상반기 목표는, "이거 개발할 수 있어?" 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현재는 스마일게이트에서 스트리밍 서버를 개발하며 Spring Cloud, Redis, Kafka를 학습해 MSA를 도입하려고 해요. 또한, 시대생에서 활용할 Kotlin을 익히고, AWS Solution Architect 자격증을 취득하여 인프라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GitHub Actions를 통해 CI/CD를 학습하고, 네트워크 관련 CS 지식도 깊이 공부해 볼 예정입니다. 여기서 여건만 된다면 쿠버네티스 자격증까지 도전해 보고 싶어요! 너무 욕심쟁이 같긴 하네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여유가 된다면 함께 여행도 떠나고 싶어요. 이번 스마일게이트 캠프에서 2개월 동안 200만 원을 받게 되는데, 계산해 보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쓰면 남는 게 없을 것 같더라고요. 🤣 첫 월급 정말 의미 있게 사용하고자 합니다.
또한, 앞으로 마주할 다양한 인연들을 준비하고 기대하고 있어요. 지금도 스마일게이트 캠프를 하면서 좋은 팀원들과 함께 하고 있거든요. 우아한테크코스에서도 멋진 사람들과 함께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
마무리하며
2024년 하반기를 돌아보며 느낀 건, 무척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밌었어요. 살면서 게임 말고 내가 이렇게 밤 새도 졸리지 않았던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밌었습니다.
백엔드 개발을 시작하고 주변에서 "너 왜 개발자 해?"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 대답은 늘 같았습니다. 재밌어서요.
의미 있는 2024년 하반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가 제 인생의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무엇보다 제가 이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초심을 잃는 순간마다 꺼내볼 것 같습니다. 🌱